인문학

신곡 지옥편, 상상력이 빚어낸 걸작

GraceFull_book 2022. 9. 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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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온 너희들은 모든 희망을 버려야 합니다.

부활절의 성(聖) 금요일을 하루 앞둔 밤, 단테는 잠에서 깨어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고 선 자신을 발견합니다. 세상의 온갖 악을 대면하고 두려움에 떨던 단테 앞에 평소 존경하던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그를 영원의 세계로 인도해 줄 것을 약속합니다. 금요일 저녁 그들은 마침내 지옥문 앞에 당도하고, 사후 세계를 향한 일주일간의 순례가 시작된다. 피와 악취, 비명으로 가득한 지옥에서 사흘 언젠가 다가올 구원의 순간을 갈구하는 참회와 회개의 소리가 울리는 연옥에서 사흘을 보낸 뒤, 단테는 베르길리우스를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천국에 오르기에 앞서 꿈에 그리던 영원한 사랑 베아트리체를 만납니다. 그녀의 인도를 받은 그는 순례마지막 날, 순수한 환희로 빛나는 하나님의 사랑에 눈을 뜨게 됩니다.

역사와 철학

시성(詩聖) 단테의 웅장한 서사시 신곡은 그가 정치적 활동으로 인해 고향 피렌체에서 추방 당한 뒤 세상을 떠나기까지 20여 년에 걸친 유랑 중에 써낸 작품입니다. 현실에 대한 비판서인 동시에, 중세 모든 학문을 종합하고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의 고전 서사시 전통을 계승한이 책에는 플라톤, 토마스 아퀴나스, 역대 황제와 교황 등 실존 인물, 제우스, 오디세우스, 아킬레우스 등 신화적 존재, 성서의 인물인 유다와 솔로몬 등에 이르기까지 수백 명의 인물이등장해 천태만상의 인간상을 보여 줍니다. 지옥, 연옥, 천국을 관통하는 여정에서 만난 이 인물들을 통해 단테는 구원을 열망하는 인간의 조건을 그리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획득합니다.

단테의 일생

1265 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던 시기에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중세의 신학과 철학, 자연과학을 두루 수학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싹튼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랑을 일생 동안 간직하며, 창작의 영감을 주고 영혼의 구원을 이끄는 존재로 삼았습이다. 청년 시절에는 청신체과라는 혁신적인 문학 운동을 주도하였고, 베아트리체를 향한 사랑을 표현한 시와 산문을 모아 새로운 인생을 펴냈습니다. 이후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피렌체의 행정과 외교, 군사 방면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다가 정쟁에 휘말려 1302 년 추방당했습니다. 그후 세상을 뜰 때까지 다시는 피렌체로 돌아가지 못하고 유랑하며 속어론, 제정론, 향연 등을 집필했습니다. 대표작 신곡은 1304년부터1320 년까지 구상하고 썼으며,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이 각각 따로 출판되면서 계급을 초월해 폭넓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1321 년 사망하여라벤나에 묻혔습니다. 보편적인 언어와 권력, 지식의 가능성을 논의하고 실현하려 했던 단테는 중세를 종합하고 근대를 연 지식인이자 서양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됩니다.

C.S루이스와 신곡 그리고 밀턴의 실락원

루이스에게 영향을 준 몇몇 작가들의 책이 있습니다.조지 맥도날드,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그리고 단테의 신곡입니다.신곡과 비슷한 책이 또 한 권있습니다.바로 밀턴의 실락원입니다.신곡은 주인공 단테가 지옥을 직접 여행하며보고 체험하는 형식의 서사시라면,실락원은 성서의 천지창조의 장면 중,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 그리고 그들을 죄와 파멸로 이끄는 뱀, 즉 사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입니다.타락한 천사 루시퍼가 하나님에게 버림 받은 것을 복수 하기위해 인간을 타락시키기로 작정합니다.그리고 복수를 다짐하며 이런 명대사를 하게 됩니다.복수는 내 것입니다.개인적으로는 실락원의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었습니다.단 몇줄에 불과한 성서 속의 짧은 에피소드를 가지고 인간의 상상력만으로 이런 이야기를 만든것에 감탄을 받았습니다.지금까지 읽은 소설과 영화등 서사를 가진 모든 장르를 통틀어 가진 흥미진진하고 읽는 동안 무릎을 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C.S루이스는 특별히 밀턴의 실락원 서문을 쓰기도했습니다.혹시 실락원을 읽기를 희망하시는 분이 있다면, 루이스의 책을 함께 읽으면 감동이 배가 되리라 생각됩니다.올 가을은 단테의 신곡을 읽으며, 상상력의 세례를 받으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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